지난해 4월, 수많은 한국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중국으로 떠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현지에서 다섯 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한국에서 ‘용인 푸씨’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던 푸바오는 중국 쓰촨성 워룽 선수핑 기지에서도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며 성대한 축하를 받았다.
푸바오의 선택은 ‘죽순 콘’, 여전한 먹성 자랑해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는 푸바오의 생일을 맞아 지난 17일부터 ‘판다 생일 시즌 행사’를 개최했다. 2020년 7월 20일생인 푸바오는 생일 전날인 17일,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별한 생일상을 받았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푸바오는 방사장에 차려진 선물들을 진지하게 탐색하더니, 죽순과 각종 과일로 장식된 ‘죽순 콘’을 가장 먼저 집어 들고 맛을 보며 즐거워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사육사는 푸바오의 근황에 대해 상세히 전했다. 사육사는 “푸바오는 마당을 돌아다니며 죽순 찾는 것을 즐기는데, 특히 죽순의 연한 끝부분과 사과를 가장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리를 내어 이웃 판다들과 교류하는 등 사회성도 좋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도 센터 측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푸바오에게서 가임신(상상임신) 증상이 나타났으나, 이는 호르몬 변화에 따른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라는 것이다. 센터 관계자는 푸바오가 올해 실제 교미를 하지는 않았지만, 성체 판다로서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를 겪고 있다고 설명하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2016년 한중 친선의 상징으로 한국에 온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푸바오는 협약에 따라 만 4세가 되기 전인 지난 4월 중국으로 반환되었으며, 샤오치지 등 해외에서 돌아온 다른 판다들과 함께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동물원, 14개월 만에 다시 찾아온 판다 가족
푸바오의 소식과 더불어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도 판다와 관련된 반가운 뉴스가 이어졌다. 올 초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동물원에서는 새로운 자이언트 판다 쌍인 ‘바오 리’와 ‘칭 바오’가 대중에게 첫선을 보였다.
지난 1월,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동물원 앞은 이른 아침부터 판다를 보기 위해 모여든 인파로 북적였다. 판다 모양의 각종 굿즈로 치장한 팬들은 약 14개월 만에 다시 동물원의 마스코트가 된 판다들을 보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지 않았다. 워싱턴 시민들에게 판다는 단순한 동물을 넘어 특별한 존재로 여겨져 왔기에,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이들의 데뷔는 지역 사회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야생으로의 복귀, 카메라에 포착된 모성애
동물원 안의 판다들뿐만 아니라 야생 판다들의 서식 환경 또한 개선되고 있다는 희망적인 신호가 포착됐다. 최근 중국 남서부 쓰촨성 몐주(Mianzhu)시의 자이언트 판다 국립공원 측은 야생 판다 어미와 새끼의 모습이 담긴 희귀한 적외선 카메라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어미 판다가 생후 몇 개월 되지 않은 작은 새끼를 품에 안고 있는 평화로운 장면이 담겼다. 어미는 새끼를 입으로 부드럽게 물어 이동시키는 등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모습을 보였다. 공원 전문가들은 “새끼 판다는 앞으로 약 2년 동안 어미 곁에 머물며 생존 기술을 배우게 될 것”이라며, 이번 영상이 멸종 위기에 처한 판다들을 위한 서식지 보호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