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8월 31st, 2025

소행성 ‘베누’ 시료 분석 결과, 태양보다 오래된 물질 발견돼

By강혜림 (Kang Hye-rim)

8월 22, 2025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이 소행성 ‘베누(Bennu)’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태양계 형성 이전의 물질을 포함한 다양한 기원의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홋카이도 대학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이번 분석을 통해 베누가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간직한 ‘타임캡슐’임을 재확인했으며, 일본 탐사선 ‘하야부사2’가 탐사한 소행성 ‘류구(Ryugu)’와도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게재되었습니다.

다양한 기원의 물질들로 구성된 ‘베누’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전자 현미경과 질량 분석기 등을 동원해 베누 시료의 미세 구조와 화학적 조성을 정밀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시료 내에서 태양 근처의 고온 환경에서 생성되는 ‘감람석’과 같은 광물이 발견되었습니다. 동시에 태양계가 탄생하기 전, 수명을 다한 다른 항성에서 유래한 ‘태양 이전 입자(presolar grains)’와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섭씨 영하 100도 이하의 저온 환경에서 형성된 얼음의 흔적, 그리고 별과 별 사이의 가스와 먼지인 ‘성간 매질’에서 온 유기물 등 매우 다양한 기원을 가진 물질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베누가 태양계의 광범위한 영역에 있던 물질들이 뭉쳐져 형성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소행성 ‘류구’와의 유사성과 베누의 기원

특히 주목할 점은 베누의 구성 물질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탐사선 ‘하야부사2’가 가져온 소행성 ‘류구’의 시료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 류구는 태양계 외곽에서 탄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누 역시 류구처럼 다양한 기원의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두 소행성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소, 즉 토성 궤도 너머와 같은 태양계 외곽 지역에서 형성되었을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이후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현재의 지구 근방 궤도로 이동해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45억 년 전 태양계의 ‘타임캡슐’

베누는 지름 약 500미터 크기의 소행성으로, 탄소와 유기물이 풍부하여 약 46억 년 전 태양계가 탄생했을 당시의 원시적인 특징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천체로 여겨져 왔습니다. 2020년, NASA의 무인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는 베누 표면에 잠시 착륙해 약 120g의 시료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 시료는 2023년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습니다. 특히 이번 분석에서는 지구가 완전히 형성되기도 전인 45억 년 이상 전에 물이 촉매가 되어 일어난 화학 반응의 증거도 발견되어, 행성 탄생의 비밀을 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 연구 계획과 기대

연구팀은 앞으로 연대 측정 기술 등을 활용해 베누의 모체가 된 천체의 정확한 나이를 규명하고, 류구와의 공통점을 더욱 심도 있게 분석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태양계 초기 물질의 이동 과정과 소행성의 전체적인 진화 과정을 밝혀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베누 시료 분석은 지구와 생명 탄생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